니체의 집필 장소를 빠짐없이 쫓아가 찍고 기록한 독특한 전기 『좋은 유럽인 니체』. 프리드리히 니체는 아픈 몸과 특유의 정신적 민감함으로 장소에 매우 예민했으며, “환경, 기후, 지형이 한 사람의 삶과 사상에 명백하고 심오한 영향을 미친다”고 확신했다. 따라서, 니체가 태어나고, 자라고, 거닐면서 바라보던 유럽 곳곳의 풍광들이 바로 ‘좋은 유럽인’ 니체를 만들어준 ‘개개의 유럽들’이기도 한 것이다.

이 책은 니체의 글들을 통찰력 있게 제시하고 저자들이 직접 찍은 사진들을 곁들여, 니체가 일할 때 머무르며 즐겼던 아름다운 도시들과 멋진 풍경을 독특한 시선으로 좇는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같은 책들이 쓰이는 동안 니체에게 닿았던 바람과 나무, 숲을 바라보고, 이러한 풍광을 니체 자신의 열렬한 묘사와 병치시켜 읽음으로써, 어느덧 니체의 내면풍경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니체가 일한 곳들의 모습, 니체가 무언가를 기록하거나 원고를 준비하거나 교정을 본 지방과 장소의 풍경을 담아낸 250여 장의 사진을 광범위하게 활용한 이 책은 니체의 글은 물론 여정을 돌아보게 한다. 니체에게 때로는 영감을 불어넣어주고 때로는 건강을 되찾게 해주고 때로는 낙담하고 쇠약하게 만들었던 산길과 호수, 숲, 바닷가, 도시의 보도들을 함께 걸어가다 보면 끊임없이 병과 고독, 고민에 시달리면서도 치열하게 사상을 발전시키고 집필에 매달렸던 위대한 철학자에게 깊은 존경과 연민을 느끼게 된다.

저자 데이비드 패럴 크렐David Farrell Krell은 시카고에 있는 드폴 대학의 철학 교수다. 저서로 『전염성 있는 니체Infectious Nietzsche』(1996)와 『소설 니체Nietzsche : A Novel』(1995) 등이 있다.
저자 : 도널드 L. 베이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