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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적 3730_유마경과 이상향 - 사바에서 부르는 불이의 노래(화공 저) (해외배송 가능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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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서적 3730_유마경과 이상향 - 사바에서 부르는 불이의 노래(화공 저)

저자 : 화공
출판사 : 민족사
발행일 : 2014. 5. 30
페이지수/크기 : 603쪽 | 152 * 225 mm
ISBN-10 : 899874225X | ISBN-13 : 9788998742256

[책소개]
『유마경과 이상향』은 유마경의 본격 해설서이다.『유마경』은 대승불교의 실천 수행, 붓다의 가르침에 대한 실천 덕목을 논하는 경전이다. 한마디로 재가불교운동의 소의 경전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일찍이 해인강원에서 수학하고, 일본과 미국에서 유학하며 수십 년 동안 공부하고 사유하고 실천해 온 화공 스님의 학문과 수행과 사유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출판사 서평]

세월호 참사, 패닉 상태에서는 벗어났으나 큰 생채기로 남아 한 달 보름이 지난 지금도 가슴을 답답하게 짓누르는 이즈음…….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을 통해 이 세상은 고통의 바다, 참고 견디며 살아야 하는 사바세계임을 절감한다. 고통은 개인적으로는 공부의 계기로, 사회적으로는 변화, 변혁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한편 고통스러울수록 이상향을 찾기 마련인데, 물질만능의 욕망이 빚은 참사, 그로 인해 전 국민이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민족사에서 출간한 『유마경과 이상향』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마경은 “중생이 아프니 내가 아프다”는 구절로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대승 경전이다.

드라마틱하게 펼쳐져 있는 유마경의 세계, 이상향은 어디에?

『유마경』은 출가하지 않은 재가불자인 유마 거사(居士)가 경전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붓다의 십대 제자들과 여러 보살들과 대화를 나누며 불법에 대해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매우 드라마틱하게 구성되어 있다. 해박한 교리 이해와 깊은 수행력을 갖춘 유마 거사의 질문에 출가자, 아니 붓다의 가장 출중한 제자들과 여러 보살들이 답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모습, 유마 거사에게 지도를 받는 모습은 재가자들에게 통쾌함을 주고 세속에 살면서 수행해도 깨달음을 증득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유마경과 이상향』은 유마경의 본격 해설서다. 『유마경』은 대승불교의 실천 수행, 붓다의 가르침에 대한 실천 덕목을 논하는 경전이다. 한마디로 재가불교운동의 소의 경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화공 스님이 심혈을 기울인 첫 책으로 단순한 유마경 해설서가 아니다. 스님은 미국 벨로잇칼리지(WI USA) 부교수·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선학과 교수를 역임, 불교학뿐만 아니라 동·서양 철학과 신학을 두루 섭렵한 불교계 대표적인 학승(學僧)이다. 이 책은 일찍이 해인강원에서 수학하고, 일본과 미국에서 유학하며 수십 년 동안 공부하고 사유하고 실천해 온 화공 스님의 학문과 수행과 사유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유마경은 중생이 주인이 되어 이상세계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불국(佛國)의 법률서다.”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접하는 이 한마디에서도 화공 스님의 메시지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 모두 불국이라는 드라마의 주인공이요, 불국의 법률서인 유마경을 읽으면서 이상세계를 실현하자는 스님의 메시지는 다소 두꺼운 이 책의 전 편에, 행간 하나하나에 듬뿍 배어 있다.

“유마경은 이 고통의 무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과 그 길을 제시하고 있다. 즉 현실세계가 바로 이상세계라는 것을 불이법문不二法門(이원론적인 대립적 사고의 초월)으로써 설파하려는 것이 유마경의 요지라고 할 수 있다. 유마경의 가르침은 사바세계에 한쪽 발을 깊숙이 빠뜨리고 있는 나의 운명[인생]을 미래에 내디딜 다른 한쪽 발로써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곳(이상세계)으로 남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 스스로의 힘으로 나를 운전해 다다른다는 가르침이다.”
-본문 p.24 중에서

그렇다. 유마경의 핵심 가르침은 이 세상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불이법문(不二法門)이다. 이원론적인 대립적 사고를 초월하면 온갖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고통이 너와 나, 진보와 보수, 더러움과 깨끗함, 선(善)과 불선(不善), 생사와 열반, 출가자와 재가자 등 둘로 나누고 분별하고 집착하는 데서 오는 것, 그 점만 제대로 알게 되어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시 말해 고통을 참고 살아야 할 사바세계 즉 현실세계를 남의 힘이 아니라 바로 내 힘으로 이상향, 이상세계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이 경의 핵심 가르침이다. 너도 나도 사바에서 불이(不二)의 노래를 부르면서 실천하면 이 땅 그대로 모두가 꿈꾸는 이상향이 되는 것이다.

불교의 핵심 사상이 담긴 유마경을 다방면으로 조명

“무엇이 불교의 핵심적인 가르침인지, 그 가르침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등의 문제에 관해 의심을 풀어 줄 수 있는 한 권의 경전을 찾는다면 유마경이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 불자로서의 신앙생활에 대한 방법론을 논한다면 유마경 한 권이면 충분하고도 남는다. (중략) 유마경 한 권이면 재가불자로서 불교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다 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본문 pp.10~11 중에서

불교 경전은 깊이와 넓이를 모를 정도로 방대하여 팔만사천대장경이라 불린다. 그 수많은 경전 가운데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불교 경전의 숲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이들도 많다. 저자는 유마경을 첫손에 손꼽으면서 특히 불자로서의 신앙생활에 대한 방법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유마경에 다 들어 있다고 강조한다.

『유마경』은 본래 3권 14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책은 총 4막으로 되어 있다. 서막 ‘유마경과 이상세계’과 1막 ‘유마 거사의 병과 붓다의 제자들’, 2막 ‘문수보살과 유마 거사의 대담’, 3막 ‘붓다와의 만남’으로 나뉘어 편집, 드라마틱한 유마경의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펼쳐놓았다. 경전 각 품마다 전체적인 해설을 하고 내용에 따라 경전 번역문과 원문, 상세한 해설을 덧붙였다.
서막 ‘유마경과 이상세계’에서는 현실세계를 두루 진단하고 현실세계를 이상세계로 만드는 법, 보살에게는 중생계가 불국임을 명쾌하게 밝히고 있다. 특히 보살사상과 대승불교의 흥기, 인도불교의 멸망, 불전문학의 르네상스, 유마경, 구마라습의 일생 등을 통해 유마경이 발생한 인도 사회를 총체적으로 조망함으로써 유마경 이해를 돕고 있다. 불교 교리적인 해석은 물론이고 종교 사회학적인 측면, 동서양 철학을 두루 망라하여 해설해 줌으로써 인도 종교사는 물론이고 불교 교리 전반에 대한 자상한 설명을 통해 유마경의 세계로 이끌어준다.

“유마경의 번역과 더불어 해설 내지는 잡다한 군더더기를 덧붙였는데, 이는 독자에게 본문 이해와 함께 일반적 불교 교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시도였다. 불교 교리를 연구하는 입장에 있는 분들뿐만 아니라 불교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도 읽힐 수 있는 내용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도한 것이다.”
-머리말 중에서

스님은 잡다한 군더더기라 표현하였지만,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거기에 있고, 그것은 이 책의 돋보이는 장점이기도 하다. 스님의 자상한 설명 덕분에 독자들은 불교 교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뿐만 아니라 역사와 사회에 대한 안목을 기르게 된다.
또한 불교는 물론이고 동서양 철학을 꿰뚫은 스님이 고통의 근본 원인을 조목조목 분석하고 명쾌하게 제시해 준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을 통해 고통이 치유되고 삶의 지혜가 열린다. 또한 이 땅을 그대로 이상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는 실천 덕목이 가슴에 새겨진다.
우리는 함께 업을 지으며 살고 있다. 혼돈과 좌절과 아픔 속에 헤매는 대신 이 땅을 어떻게 하면 이상향으로 만들 수 있을지 힘써 고민하고 적극 실천해야 할 때다. 욕망으로 점철된 사회 시스템의 변화를 갈망하는 이즈음 그렇다면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중생이 아프니 내가 아프다”는 대승보살의 정신을 일깨워주고 있는 『유마경과 이상향』에서 그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유마경의 보살정신을 어떻게 우리의 삶 속에서 재현할 것인가가 한국불교의 미래를 살아 있는 불교로 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라는 스님의 말씀, 이는 한국불교의 화두이자 나아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화두이다. 한편 고통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 있는 최상의 길이 유마경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일침으로 다가온다.

머리말

불자들은 흔히 불교는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질문을 하면 아예 모른다며 한 발짝 물러선다. 몇 십 년을 절에 다녀도 그저 절이나 하고 염불이나 하며 능력껏 시주하여 복을 빌고 공덕을 쌓는 것이 오늘날의 불교 신자로서의 역할이다. 심즉불心卽佛?마음이 곧 부처다?이라고 하였으니, 불자의 마음에 가식이 없고 거짓이 없다면 이러한 불교를 한다고 하여 하등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 없다. 그렇다고 하여 여기서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를 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서를 여기서 제시하고자 한다.
흔히 “기독교에서 성경이 차지하는 무게만큼의 권위를 가진 그런 한 권의 불전이 없다.”고 하는 불자를 가끔 만나곤 한다. 이 뜻은 성경 한 권으로 신앙생활에 아무런 의심도 없고, 어떻게 신앙을 해야 하는지, 무엇이 핵심적인 가르침인지를 스스럼없이 피력하는 기독교인들처럼, 불교도에게 있어서 무엇이 불교의 핵심적인 가르침인지, 그 가르침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등의 문제에 관해 의심을 풀어 줄 수 있는 한 권의 경전을 찾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러한 문제라면 유마경이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 불자로서의 신앙생활에 대한 방법론을 논한다면 유마경 한 권이면 충분하고도 남는다. 특히 유마경은 재가불자를 위한 경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식욕에 의해 불교 교리를 철학적 내지는 학문적인 섭렵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유마경 한 권이면 재가불자로서 불교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다 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불교를 교리적으로만 이해한다는 것은 비단 교리적 이해만을 논하더라도 그것은 부분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불전에는 불교 교리로써는 이해 불가의 용어나 사고思考가 인도 문화를 배경으로 가끔 등장한다. 이 뜻은 인도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붓다의 교법만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표현이 불전에는 가끔 등장한다는 말이다.
불교가 이미 세계적 종교로 발전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 과학적이요, 논리적인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부분을 접할 수 있다. 그것이 교리적인 문제라면, 진리를 토대로 한 전개여서 이해하지 못할 부분은 전법傳法이 잘못되었거나 기록이 잘못된 경우 이외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러나 문화적 배경에 의한 용어 내지는 사고의 표현은 우선 그 지역의 문화를 알지 못하면 붓다의 교법 자체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인도에서 탄생한 불교가 다른 지역과 나라에 전파되었으나 그 경전에 깔려 있는 문화적 배경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은 경전에서 말하고자 하는 표현이 무엇을 뜻하는지 사실 이해하기 쉬운 일은 아니다. 이와 같은 문제를 종교사회학 내지는 지정학적으로 이해하면 문화적 배경에 의한 표현뿐만 아니라 비단 교리적이라 하더라도 교법의 이면에 감춰져 있는 다른 차원의 불교관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제행무상諸行無常?일체 만물은 항상하는〔변하지 않는〕것이 없다?이라는 구절은 더 이상 불교용어라고 고집할 필요도 없이 널리 알려져 있는 말이다. 불교 교리적 이해만으로 제행무상을 이해한다고 해서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문구를 인도의 종교와 그것을 근본으로 한 사회문화를 배경으로 할 때 제행무상이라는 불교의 가장 기초적인 교리의 이해는 한층 깊어지고 다양해진다.
브라만〔Brahm?〕이라는 우주의 근본 원리와 아트만?tman이라는 기초 원리를 배경으로 하는 카스트 제도, 이를 근본으로 하는 인도의 사회제도, 그로부터 파생된 인도의 종교 문화와 붓다의 제행무상이라는 교법과의 만남은 단순한 불교 교리만의 해석에서 끝나지 않는다. 여기에는 불교가 인도에서 태어나서 그 모태인 인도로부터 추방(?)당해야 하는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를 바탕으로 한 지금의 인종 차별적 인도 사회를 보면, 불교가 그 출생지로부터 추방당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불교는 인도에서 뿌리내리기 힘든 종교였다.
불교는 교리적으로 인간과 인간 사이의 평등을 주장할 뿐만 아니라 인간과 만물을 평등선상에서 본다. 그러나 인도 사회에는 불교가 태어나서 2,50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카스트라는 인간 차별적 계급제도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이 뜻은 불교가 카스트 제도로 인하여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지배 계급 또는 기득권자들의 사회 속에서 완전히 뿌리를 내릴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카스트 제도 속의 지배계급과 그 기득권자들을 불교가 완전히 제도하여 섭수하였다면, 오늘날의 인도 사회는 적어도 카스트라고 하는 인종 차별적 계급제도가 존재하지 않는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을 것이다. 아니 변해 있어야만 불교가 인도 사회에서 제대로 그 역할을 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유마경을 번역함에 있어서 그 사상적 배경과 용어에대한 견해를 교리적인 해석뿐만 아니라 종교사회학적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것이 본서에서 다루고자 하는 요점 중의 하나다.
어떠한 종교에서건 형이상학적 표현을 흔히 접할 수 있다. 오랫동안 같은 표현을 접하다 보면 머리로 즉 이성적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의 느낌, 감성적으로 형이상학적인 표현을 이해하기도 한다. 감성적이라 표현한 까닭은 일상적 경험으로 이해하는 형이상학적 용어의 이해는 지혜 작용이 둔감해진 상태의 무지가 일으키는 오감과 육감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우리는 인연이라는 말을 흔히 쓴다. 흔히 남자들 사이에서 처음 만나 나누는 대화 중 “이것도 인연인데 한잔 합시다.”라는 말을 서로 나눈다. 그리곤 거리낌 없이 술자리를 만들고, 급기야 거리낌 없는 사이가 되어 버리는 막역지간의 연緣인 것처럼 변한다. 그 후 감당 못할 사건들이 벌어지고. 좋은 인因(?)으로 시작하여 악연으로 끝맺음하는 비이성적인 묘한 문화 속에서 ‘인연’이라는 단어가 가볍게 쓰이고 있다.
이러한 감성적 행동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인연의 쓰임새다. 인연이라는 말은 연기緣起라는 말과 동의어쯤으로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연기의 의미를 여기서 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나, 샤캬무니 붓다가 처음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 내용이 바로 연기법이다. 지극히 이성적인 상태에서 얻을 수 있는 법〔진리〕이다.
또 다른 예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숭고한 사랑을 논하곤 한다. 이 사랑이라는 말이 어떠한 경우에는 지독한 편견에 의해 남용 당한다. 반면 불교에서는 사랑을 흔히 독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보살의 중생 구제에는 그 바탕에 절대적 인간애가 작용하고 있으며 숭고한 사랑이 깔려 있다. 대승불교가, 최소한 유마경이 보살사상을 지향하는 경전이라면, 사랑을 단순히 독으로 취급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니, 오히려 사랑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것이 불교다.
불교에서 금하고 있는 사랑이라는 것은 집착을 근간으로 한 욕망을 사랑이라 오인하는 경우다. 그래서 경전상에 나타나는 형이상학적 용어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점이 유마경 번역에 앞서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와 같이 유마경 번역과 더불어 인도인들의 특이한 사고와 문화를 배경으로 한 형이상학적 용어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이 본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유마경의 번역과 더불어 해설 내지는 잡다한 군더더기를 덧붙였는데, 이는 독자에게 본문 이해와 함께 일반적 불교 교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시도였다. 불교 교리를 연구하는 입장에 있는 분들뿐만 아니라 불교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도 읽힐 수 있는 내용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도한 것이다. 유마경의 심오한 도리에 사족을 붙인 감이 없지 않으나, 독자들 중 단 한 분만이라도 그 사족에 의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향한 마음을 일으킨다면 어떠한 핀잔이 돌아오더라도 받아들일 생각으로 시작된 것이다.
유마경은 지금까지 한역본만 존재하고 산스크리트어 사본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그 사본이 1999년 7월에 티벳의 포타라 궁에서 발견되어 세상에 얼굴을 드러냈다. 한역본은 현존하는 것으로서 3종이 있는데, 본서에서 사용한 텍스트는 그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구마라습鳩摩羅什의 『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이며, The SAT Daiz?ky? Text Database에서 인출하였다. 번역작업 중 위의 산스크리트어 사본의 연구서로서 2011년 출간된 우에키 마사토시植木雅俊의 『범한화대조·현대어역 유마경梵漢和對照·現代語譯 維摩經』을 참조하여 산스크리트어 사본과 한역과의 비교에 도움을 받았다.
필자는 오랫동안 책의 출간을 주저해 왔다. 출판에 의한 잘못된 지식의 전달이나 그 남용의 폐해는 거둬들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예로, 중국 송대의 대 유학자며 주자학의 창시자인 주자朱子는 20대에 『대학大學』에 대한 주석서를 쓰고, 그 천재적 재능을 스스로가 찬탄하기도 했다. 그러나 10여 년 후, 그가 30대에 대학의 주석서를 다시 쓰면서, 20대에 쓴 주석서의 오류를 시인하며 젊은 혈기에 의한 것이니 폐기되어야 한다고 후회의 글을 남겼다. 그리고 40대, 50대, 60대에 들어서도 계속 『대학』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그에 대한 주석서를 고쳐 쓰기도 했다. 마지막 그의 『대학』에 대한 견해는 ‘모르겠다’였다.
특히 컴퓨터만능시대가 된 오늘날에는 지식(?)이 공해가 된 지 오래다. 거기에 날개를 단 듯 ‘표현의 자유’라는 의미심장한 사상까지, 그 사상의 해害·무해無害가 검증된 듯 아닌 듯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회자되고 있다. 본서가 또 다른 공해를 낳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할 뿐이다.

2014년 봄
화공 합장

[목차]

머리말 ┃ 10

【서막】 유마경과 이상세계 … 14
제1장┃중생세계가 불국토
현실세계는 번민의 늪인가?ㆍ19 ┃인생의 비극은 비교로부터 시작ㆍ24 ┃현실세계를 이상사회로ㆍ27 ┃보살에게는 중생계가 불국ㆍ29 ┃부파불교와 스투파 신앙ㆍ31

제2장┃아비달마와 실천수행
보살사상과 대승불교의 흥기興起ㆍ39 ┃인도불교의 멸망ㆍ57 ┃대승경전은 불전문학의 르네상스ㆍ65 ┃유마경이란?ㆍ72 ┃번역자 구마라습과 그의 일생ㆍ86

【제1막】 유마 거사의 병과 붓다의 제자들 …91
제1장┃무명無名 보살들의 보살행 불국품佛國品 제1
불국佛國의 세계와 등장인물ㆍ93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ㆍ94 ┃여시아문如是我聞의 실체ㆍ97 ┃보살은 볼룬티어volunteer의 어머니ㆍ104 ┃무명無名 보살들의 역할ㆍ108 ┃불전에 등장하는 힌두 신들의 무대ㆍ112┃천계天啓 문학과 게송偈頌ㆍ121 ┃왕생불국토의 자격ㆍ131 ┃견성見性의 의미ㆍ137 ┃우물 안 개구리의 세계ㆍ140 ┃돼지와 붓다의 차이ㆍ143 ┃신통의 세계ㆍ150 ┃심즉불心卽佛ㆍ155

제2장┃거짓과 방편의 불가사의 방편품方便品 제2
진정한 방편ㆍ157 ┃욕망欲望과 대원大願의 차이ㆍ159 ┃유마 거사의 보살행ㆍ166 ┃존경할 인간상의 정의ㆍ168 ┃독사 굴 속에서 떨어지는 꿀을 받아먹는 사람들ㆍ173 ┃법신法身과 화신化身ㆍ177

제3장┃ 유마 거사의 힐난과 붓다의 10대 제자들의 수행
제자품弟子品 제3
10대 제자들의 수난ㆍ185 ┃연좌宴坐의 의미ㆍ187 우란분절盂蘭盆節ㆍ194 ┃걸식의 진수眞髓ㆍ199 ┃진정한 해탈의 상相ㆍ210 ┃불석신명不惜身命ㆍ216 ┃실상법實相法ㆍ223 ┃아나율의 맹세ㆍ228 ┃살신성인ㆍ234 ┃무혈혁명ㆍ239 ┃수계의 의미ㆍ242 ┃깨진 질그릇ㆍ251 ┃타아선打啞禪ㆍ256

제4장┃ 일등조우一燈照隅의 무진등無盡燈 보살품菩薩品 제4
보살들의 수난ㆍ265 ┃수기受記의 유래ㆍ270 ┃도량의 의미ㆍ278 ┃무진등無盡燈ㆍ288 ┃법의 연회ㆍ300


【제2막】 문수보살과 유마 거사의 대담 …309
제1장┃유마 거사와 아픔의 실체 문수사리문질품文殊師利問疾品 제5
유명 보살들의 이름의 유래ㆍ307 ┃문수보살의 등장ㆍ314 ┃대비심으로 일어나는 병ㆍ318 ┃빈방의 정체ㆍ322 ┃보살이 앓는 병의 실체ㆍ325 ┃보살의 병문안ㆍ328 ┃병든 보살의 마음가짐ㆍ335 ┃방편과 지혜의 함수관계ㆍ341 ┃보살행의 정의ㆍ350

제2장┃겨자 속의 수미산 부사의품不思議品 제6
어리석음의 극치ㆍ355┃구법자의 자세ㆍ361 ┃아삼캬Asa?khya의 세계의 의미ㆍ365 ┃현실세계의 신통ㆍ369 ┃이상세계의 현상現象ㆍ375 ┃성문성聲聞聖의 비애ㆍ382

제3장┃허깨비의 깨달음 관중생품觀衆生品 제7
사바세계의 주인ㆍ385 ┃무집착의 본보기ㆍ387 ┃허깨비를 향한 자애행ㆍ392 ┃보살승과 성문승의 수행ㆍ398 ┃여법如法과 집착ㆍ401 ┃해탈과 무위ㆍ410 ┃변신남녀ㆍ415 ┃무소득의 증득ㆍ420 ┃천녀의 서원誓願ㆍ421 ┃남녀의 구분과 차별ㆍ422

제4장┃무간지옥에서 피는 연꽃 불도품佛道品 제8
지도자의 길ㆍ427 ┃불도의 다양성ㆍ432 ┃여래의 종족ㆍ438 ┃보살의 역량ㆍ448

제5장┃ 이원론적 대립의 초월 입불이법문품入不二法門品 제9
사바세계와 이원론의 세계ㆍ455 ┃무언과 불이세계ㆍ470

제6장┃사바세계의 향연 향적불품香積佛品 제10
이상세계ㆍ475 ┃향기의 세계ㆍ480 ┃능력자의 수행ㆍ486 ┃기적ㆍ490 ┃중생 교화법ㆍ495 ┃사바세계의 장점ㆍ499 ┃왕생정토의 조건ㆍ503


【제3막】 붓다와의 만남 …507
제1장┃마음의 향기 보살행품菩薩行品 제11
붓다의 증명ㆍ509 ┃음식의 공덕ㆍ514 ┃불사의 소재ㆍ524 ┃유위법有爲法의 응용ㆍ530 ┃무위법無爲法의 유위법ㆍ537

제2장┃ 사바세계에서 만나는 여래 견아촉불품見阿?佛品 제12
여래와 붓다의 육신ㆍ541 ┃여래를 만나는 법ㆍ545 ┃유마 거사의 서원ㆍ551 ┃유마 거사의 능력ㆍ557 ┃유마경 수지 독송의 공덕ㆍ561

제3장┃계체수문繼體守文 법공양품法供養品 제13
교단과 제행무상ㆍ563 ┃성주괴공의 자연법이ㆍ567 ┃가훈의 전승ㆍ572 ┃최상의 공양ㆍ576 ┃법공양의 진수ㆍ579 ┃자타카ㆍ582

제4장┃미래세의 불교 촉루품囑累品 제14
삶의 흔적ㆍ585 ┃보살의 성상性相ㆍ589 ┃교법의 영원성ㆍ593 ┃인도불교의 미래ㆍ595


참고문헌 ┃ 599

[책속으로]

“유마경의 번역과 더불어 해설 내지는 잡다한 군더더기를 덧붙였는데, 이는 독자에게 본문 이해와 함께 일반적 불교 교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시도였다. 불교 교리를 연구하는 입장에 있는 분들뿐만 아니라 불교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도 읽힐 수 있는 내용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도한 것이다.”
-머리말 중에서

유마경은 이 고통의 무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과 그 길을 제시하고 있다. 즉 현실세계가 바로 이상세계라는 것을 불이법문不二法門―이원론적인 대립적 사고의 초월―으로써 설파하려는 것이 유마경의 요지라고 할 수 있다. 유마경의 가르침은 사바세계에 한쪽 발을 깊숙이 빠뜨리고 있는 나의 운명[인생]을 미래에 내디딜 다른 한쪽 발로써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곳―이상세계―으로 남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 스스로의 힘으로 나를 운전해 다다른다는 가르침이다.
-본문 p.24

인생의 비극은 비교로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고통스러운 삶에서 벗어나려면 비교하지 말라는 뜻이다. 선불교에서 수행자에게 지침서적인『신심명信心銘』에 “지도무난至道無難 유혐간택唯嫌揀擇”이라 하여 도에 이르는 것은 어렵지 않으니, 다만 비교우위해서 취사선택만 하지 않으면 된다고 한다.⁴? 과연 현실세계에서 비교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의 가치관은 대부분 이원론적 비교로부터 생겨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인간은 사물ㆍ사건을 있는 그대로의 절대적 가치를 판단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니 사물을 대립적 관계에 의해서 인식한다는 말이다.
-본문 pp.24~5

사물의 절대적이고 궁극적인 가치관은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로써 얻어지는 것이 아니니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고 불교에서는 주장한다. 불교에서 흔히 논하는 지혜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지혜를 스스로 증득한다는 것이 바로 깨달음이요, 고통에서 벗어나는 해탈을 의미하는 것이다. 유마경에서는 이러한 분별을 떠난 차별이 없는 세계를 불이법문이라 하였으며 이원론적 대립으로부터 초월하는 가르침을 내리고 있다.
-본문 p.26

이러한 종교와 문화를 지닌 사회에서 초기 불교승려들의 편력 유행을 통한 중생제도는, 카스트제도를 아무런 저항 없이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는 피지배자들, 무지에 의해 차별이 차별인지도 모르며 어리석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깨우치게 했던 계몽운동이었다. 지배자들에 의해 설정된 카스트제도 속에서 태어나면서부터 노예이며 자자손손 노예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사상적 설정, 그 설정을 뒷받침하는 철학적[베다Veda³??→우파니사드], 종교적[바라문교→후의 힌두교]인 체계화로부터 벗어나, 가상적 현실세계³??를 부정하고 진리의 현실세계에 눈뜨게 하는 민중운동이었다. 즉 붓다의 제행무상諸行無常 제법무아諸法無我의 가르침은, 인도의 전통적 사고思考이며 또 그 사고가 카스트제도의 근간을 이루는 아트만?tman사상³??[자아의 본질 또는 영혼]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무폭력 혁명이었던 것이다.
-본문 p.59
인도의 범신론적 종교사회에 불교를 불교라고 할 수 있게 특색지울 수 있었던 3법인의 가르침은 불교 교리적 관점에서 이해하기보다는 종교사회학적 관점에서 바라볼 때 불교가 인도사회에 끼친 영향은 한층 더 커진다. 그러므로 제행무상을 단순히 “만물은 항상 하는 것이 없고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변한다”는 의미만으로 이해하면, 설사 그 의미가 진리라고 하더라도 인도불교와 그 문화를 이해하기에는 한계에 봉착한다. 불교의 3법인의 의미를 불교 교리적 해석보다는 종교사회학적으로 접근할 때 그 의미는 한층 더 뚜렷해진다. 인도불교에 있어서 제행무상의 의미는 오히려 인도의 전통적 종교와 문화의 근간을 뿌리부터 뽑으려는 혁명적 사고에 더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여기서 제행무상이요, 제법무아라는 가르침은 항구 불변하며 만물의 창조주인 신[神God]도 존재하지 않으며 자자손손 불변하는 출신성분의 주체도 없다는 의미로서 인도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것이다. 물론 이러한 교리의 실천행으로 붓다의 교단은 그 구성원으로서 노예계급인 수드라??dra나 불가촉천민[혼혈]들이 포함되었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러한 붓다의 교법을 근본으로 한 불교도의 수행법 또한 인도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을 것이다. 불교교단에 수드라 계급 즉 노예계급에 속하는 아리안 족의 인도 침입 이전의 선주민들이 아무런 차별 없이 붓다의 제자로 받아들여졌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붓다의 10대제자 중 지계제일의 호칭을 얻은 우바리Up?li존자가 바로 샤캬 족의 이발사였던 수드라 계급이었다.
이와 같이 불교의 수행법은 스스로의 무지에 대한 지혜의 증득[上求菩提]이요 타인의 무지에 대한 구제운동[下化衆生]이었다. 이 중생 구제 운동이 바로 대승적 사상을 근본으로 한 보살행이며 초기의 뭇 성문들이 행하였던 수행이었다. 다만 그러한 수행에 대승이라거나 보살행이라는 그 어떠한 이름도 붙일 필요가 없었을 뿐이며, 그런 까닭으로 보살행이란 이름 자체도 불교교단의 초기에는 없었다.
-본문 pp.60~1

보살사상이란 자기희생을 기본으로 한 민중의 실천운동이다. 이것을 문학적으로 표현한 것이 대승경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딱딱하고 난해하기 그지없는 법에 대한 연구[아비달마]에서 탈피하여 자유와 무한의 세계로 잘 발달된 인도인들의 상상력은 전통적인 자타카의 일화逸話를 받아들여 붓다의 교법을 바탕으로 하여 일반 민중을 위한 대승경전의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대승경전은 붓다의 기본정신과 교법을 사상적 배경으로 한 작자미상의 픽션fiction이라 할 수 있다.
-본문 pp.67~8

상상력이 풍부한 인도인들의 불전문학은 이상향을 향한 비현실적인 묘사를 서슴지 않았다. 현실세계가 엄하면 엄할수록 현실세계에서의 삶을 부정함과 동시에 이상향―불국토 혹은 정토―으로 향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현실세계[사바세계]의 부정이 현실세계의 이상세계 즉, 번뇌즉보리煩惱卽菩提요, 사바세계가 바로 열반涅槃이라는 등식을 이끌어내게 되었다. 현실세계에서의 고통이 극심하면 할수록 고통 받는 스스로의 존재는 자기가 바라는 모습이 아닌 자기모순의 환상일 뿐이다. 고통의 현실은 실제의 자기모습일 수 없고, 꿈이요, 환이며, 물거품이요, 그림자 같은 것이라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고통 받는 자기의 모습은 일시적인 환상에 의한 것일 뿐이다. 그러니 금강경에서 “인간의 육신은 마치 꿈이요, 환이며, 거품이요, 그림자 같고, 또 이슬이나 번개와 같다(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라고 육신의 무상함을 설파하고 있다. 이와 같이 유위법의 무상함을 깨닫기만 한다면 여래를 본다는 것은 여반장이라는 것이 이 경전에서 설하는 요지다.
-본문 pp.69~70

현실세계의 자기부정과 함께 현실세계 속에서의 완전한 인간상―보디삿트바―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대승경전의 기본적 자세다. 어떠한 환경에서건 어떠한 상태에서라도 스스로 고통 받는 생을 원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불교는 현실세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대승불전은 지역에 따라 또는 부파에 따라 발전 진화를 거듭하며 그 교리와 사상의 극대화를 이루었다.
-본문 p.70

대승경전은 사회의 각 처 각 분야에 산재해 있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으며, 불교의 사회관·인생관·세계관·우주관 등 인간과 관련된 전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승불전은 이렇게 하여 발전 진화하며 다양성을 띤 불전문학의 꽃을 피우고 성전聖典의 한계를 초월하여 철학과 함께 사회과학의 분야에까지 그 발을 넓히게 된 것이다. 그중 극적이요 감동적으로 불교의 인생관과 사회관을 희극화하여 드라마로 펼친 것이 바로 유마경이라고 할 수 있다.
-본문 p.71

유마경의 하이라이트는 그 무엇보다도 불이법문不二法門에 있다고 한다. 불이법문에 대해서는 제9장 「입불이법문품入不二法門品」에서 31보살들과 문수보살 그리고 불이법문에 대한 문수보살의 질문에 유마거사의 묵묵부답까지 합하면 모두 33가지의 불이不二의 예를 들고 있다. 불이법문, 즉 둘이 아니라는 가르침은 무엇을 의미하며, 그 의미는 현실세계에서 실현가능한 것일까? 불이의 가르침은 이원론적 대립의 초월을 의미한다. 무엇이 불이법문인지에 대한 문수보살의 질문에 유마거사의 답변은 무언無言이었으며, 그의 묵묵부답에 대해 문수보살은 진정한 불이법문이라고 극찬하고 있다. 문수보살에 의하면, 일체 법에 있어서 말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는, 볼 수도 알 수도 없는, 모든 문답을 여읜 것이 바로 불이법문이라고 한다. 묵묵부답 즉 무언은 그 어떠한 이론이나 사상의 분석과 이원론적 대립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진정 묵묵부답이 불이의 세계일까?
일반적으로 가부可否의 질문에 묵묵부답이면 긍정으로 받아들인다. 이 긍정이라는 의미의 함축도 오직 가부의 질문이 전제되었을 때만이 가능한 일이다. 만약 문수보살 이외 31보살들의 불이에 대한 견해를 전제로 하지 않을 경우에도 유마거사의 무언이 문수보살이 찬탄한 불이의 의미를 띨 수 있을까? 유마거사의 묵묵부답이 불이법문이 될 수 있는 오직 한 가지 경우는 모든 세상사에 대한 이론적이고 분석적인 답변이 전제되었을 때만이 존재한다. 아무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 않는 무언은 불이법문은 물론 그 어떠한 가치관도 거기에서 유출해 낼 수 없다. 말 한마디 못하고 아무런 생각이 없는 사람의 무언의 행동이 무념무상의 경지에 다다른 사람의 무언의 행동과 같을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번뇌 망념에 대한 무념무상이요, 대립에 대한 무언일 때 불이법문은 이루어진다. 현실세계의 고통에서 또 다른 세계의 이상향을 찾는 것이 아니라, 현실세계가 고통스러운 원인은 그 세계를 고통스럽게 하는 나에게 기인한 것이니, 그 원인의 제공자인 스스로가 원인을 제거한 순간 현실세계가 바로 이상세계라는 것이 유마경의 기본적 가르침이다.
-본문 pp.79~81

유마거사처럼 세속적 삶 속에서 붓다의 교법을 실천하고 진리를 규명하고자 하는 것은 한국불교의 미래가 현실사회 속에서 살아 있는 불교로서 활동할 것인가, 아니면 1,500여 년의 세월을 자랑하는 골동품으로 화하여 옛 영화를 관광 상품으로 팔아먹는 집단으로 전락할 것인가 하는 기로에서 선택의 여지를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다. 유마경의 보살정신을 어떻게 우리의 삶 속에서 재현할 것인가가 한국불교의 미래를 살아 있는 불교로 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본문 p.84

[저자소개]

저자 : 화공

저자 화공스님은 범어사로 출가, 해인사 강원·하나조노 대학·불교대학 B.A.(京都 日本)·죠지아 주립대학·하바드 대학 HDS·위스칸신 주립대학에서 수학하였다. 벨로잇칼리지(WI USA) 부교수·동국대 경주캠퍼스 선학과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부산 범어사 내원암에 주석하면서 법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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