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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적 222..뜰앞의 잣나무 : 중국 10대 선사 선기행 (정찬주 저) (해외배송 가능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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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서적 222..뜰앞의 잣나무 : 중국 10대 선사 선기행

 

저자 : 정찬주 
그림 : 송영방
사진 : 윤명숙
출판사 : 미들하우스
발행일 : 2008. 10 .23
페이지수 : 336페이지

 

불교는 본래 부처인 자기를 찾으라는 가르침이며, 그 자기의 본성을 찾는 실천이 선禪이다. [뜰 앞의 잣나무]는 선과 차茶에 대해 맑고 웅숭깊은 글을 써온 소설가 정찬주가 선의 종조인 초조 달마에서 선의 황금시대를 연 육조 혜능, 마조, 조주, 임제, 운문 선사의 벼락같은 깨우침을 찾아 허베이, 허난, 안후이, 후베이, 광둥까지 광활한 중국 대륙 2,000Km를 종단하는 영혼이 담긴 禪순례기이자 자기를 찾아 떠난 구도기이다. 작가는 중국 10대 선사禪師의 생애와 수행, 깨달음과 가르침의 정수를 깊은 통찰을 통해 시공을 넘어 쉽고 현장감 있게 전달하면서 작가 자신의 성찰을 기록한다. 풍부한 선종사찰의 유적 사진은 독자에게 충분한 간접 경험이 되고 신심을 솟구치게 한다. 또한 저자는 산중선방에서 참선을 지도하고 있는 선사들의 육성을 생생하게 책에 담았다.

추천사 중에서
온몸으로 살고 온몸으로 죽어라

어제는 지나간 오늘이요 내일은 돌아올 오늘입니다. 오늘을 바로 살면 영원히 내 삶이요, 오늘을 헛되이 보내면 결국 영원을 잃게 됩니다. 원오선사는 ‘온몸으로 살고 온몸으로 죽어라.’라고 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를 온통 한 생각에 온몸을 던졌던 조사들의 삶이 정찬주 작가에 의해서 [뜰 앞의 잣나무]로 다시 살아나 우리 곁으로 왔습니다. 마침 자신을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수승한 대안으로써 간화선 열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조사들이 남긴 화두 참선법이 나를 깨어 있게 하는 공부요, 내가 행복해지는 공부라는 것을 이해하기 바라며 읽는 이 마음마다 연꽃 향기가 가슴 가득 피어나기 바랍니다. 혜국(전국 선원수좌회 상임대표)

간화선은 일상생활 중에 누구나 수행할 수 있다
일상생활을 떠난 간화선은 허망하여 토끼 뿔이나 거북의 털 같다고 하여, 지극히 경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사 문중에서는 행주좌와와 어묵동정을 늘 여의지 말고 한결같이 공부 짓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간화선이 생활 속에 살아 숨 쉬는 실질적인 선으로 보편화되지 못하고, 참선은 전문 수행자만이 닦는 것이요, 상근기 사람만이 접근할 수 있는 수행법이라 잘못 인식되어 왔습니다. 간화선 대중화를 권선하는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언제, 어디서나 생활 중에 간화선 수행을 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요, 급급히 변천하는 현 시대의 바쁜 생활 중에도 가장 편리하게 수행할 수 있는 간화선법으로 발돋움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정광(봉암사 태고선원 선원장)


왜, 자기 안의 부처를 찾지 않는가?
사람들은 매일 거울을 본다. 그러나 자기의 영혼은 보려고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재물을 잃어버리면 찾으려고 한다. 그런데, 왜, 무한보배인 자기 부처는 찾지 않는가?

불교는 잃어버린 자기를 찾는 가르침이다

환란 이후 11년 만에 세계경제에 대공황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앞날이 불안한 것은 경중은 있을지라도 우리 모두에게 마찬가지일 것이다. 불경의 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성도한 지 얼마 안 돼 부처님이 우루벨라로 가는 길에 어떤 숲 속 나무 아래에서 좌선을 하고 계셨다. 그 때 한 무리의 젊은 남녀들이 누군가를 찾아 숲을 헤매고 있었다. 부부동반을 하여 숲으로 놀러왔으며, 그들 중 한 친구가 아직 미혼인지라 유녀遊女를 데리고 함께 왔는데 그녀가 물건을 가지고 도망을 쳐서 그 유녀를 찾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은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젊은이들이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유녀를 찾는 것과 자기를 찾는 것 중에 어느 쪽이 더 중요한 것이겠느냐." 젊은이들은 자기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대답하고, 부처님은 법을 설하신다는 이야기다.

불교란 무엇인가? 수많은 답이 있겠지만, 본래 부처인 자기를 찾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수많은 가르침이 있지만, 1600여 년 전통의 한국 조계종에서는 화두를 들고 자기의 본성을 깨치는 간화선看話禪이 최상의 가르침이라고 말한다. 선의 기원은 서가모니로부터 시작되지만, 달마가 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와 5대손인 육조 혜능에 이르러 꽃이 피고 그 제자들에 의해 5종 7파로 융성하며 선의 황금시대를 이룬다.

중국 10대 선사의 영혼을 찾아 대륙 2,000km를 종단하는 禪순례기
[뜰 앞의 잣나무]는 선과 차茶에 대해 맑고 웅숭깊은 글을 써온 소설가 정찬주가 중국선의 종조인 초조 달마에서 선의 황금시대를 연 육조 혜능, 마조, 조주, 임제, 운문선사의 벼락같은 깨우침을 찾아 허베이, 허난, 안후이, 후베이, 광둥까지 광활한 중국 대륙 2,000Km를 종단하는 영혼이 담긴 선순례기이자 자기를 찾아 떠난 구도기이다. 작가는 중국 10대 선사의 생애와 수행, 깨달음과 가르침의 정수를 깊은 통찰을 통해 시공을 넘어 쉽고 현장감 있게 전달하면서 작가 자신의 성찰을 기록한다. 또한 풍부한 유적 사진은 독자에게 충분한 간접 경험이 된다. 또한 간화선을 산중 현장에서 지도하고 있는 전국 선원장 스님들의 생생한 육성을 담고 있다.

저자는 선의 해설자, 선종사찰에 대한 기록자로서가 아니라 순례자, 구도자로서 자신의 인생을 바꿀만한 발심을 일으킨 여정이었다고 말한다. 저자에게 발심을 일으킨 여정은 독자에게도 ‘무엇이 잘사는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 등등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저자의 선기행이란 독자에게도 자기를 찾아 떠나는 징검다리인 것이다.

중국 10대 선사의 핵심사상과 역사를 조망한다
대학시절부터 선에 천착해왔다는 작가의 말대로 책에는 달마와 양무제의 이야기처럼 잘 알려진 이야기들도 오히려 새로울 만큼 작가의 식견이 예사롭지 않다. 달마가 왜 양무제에게 그의 수많은 불사가 모두 공덕이 없다고 이야기했는지는 육조 당시에도 불자들에게 큰 의문이었던 것 같다. [육조단경]에도 그와 똑같은 질문이 나오고 육조는 이렇게 말한다. '절을 짓고 보시하며 공양을 올리는 것은 다만 복을 짓는 것이다. 복을 공덕이라고 하지 말라. (중략) 스스로 몸을 닦는 것이 공이요, 스스로 마음을 닦는 것이 덕이니라.'

책에는 초조 달마, 이조 혜가, 삼조 승찬, 사조 도신, 오조 홍인, 육조 혜능, 마조 도일, 조주 종심, 임제 의현, 운문 문언 등 중국 10대 선사를 찾아 다례를 올리며 순례하는 여정이 미려한 산문으로 기록되면서 달마의 [이입사행론], 승찬의 [신심명], 1907년 둔황에서 발견된 [능가사자기]에 실려 있는 사조의 [입도안심요방편법문], 홍인의 [수심요론], 혜능의 [육조단경], 그외 [마조어록], [조주어록], [임제록], [운문록] 등의 조사들이 남긴 선어록과 [전법보기], [능가사자기], [고승전], [속고승전] 등 선의 역사가 풍부하게 인용되어 있다. 여기에 현지 스님들의 인터뷰와 현지에서 구한 자료들이 더해져 내용은 더 풍성해진다.

선차 전통을 밝힌다
또한 저자는 오랫동안 차를 가까이해 온 다인으로서 달마대사가 9년 면벽을 하면서 졸음이 오면 눈썹이나 눈꺼풀을 뜯어 문밖에 던졌는데 그것이 차나무가 되었다는 달마동의 전설로부터 시작해서 삼조 승찬이 [신심명]을 저술하면서 마셨다는 삼조차, 의술에 밝았던 사조 도신이 저술한 약학서 [초목집성]에서 차나무를 거론했을 가능성과 사조사에 전해지는 황매차를 소개하며, 육조 혜능이 만들어 마신 육조첨차가 지금도 광둥지방의 특산차라는 사실, 그리고 조주, 임제, 운문 등에 이르러서는 차가 선문답의 공안으로 정착된다는 선차 전통을 중국스님과 인터뷰를 하고 자료를 통하여 밝히고 있다.

다선일미茶禪一味의 세계, 차가 공안 속으로 들어오다
저자는 4조 이후 농선쌍수의 전통이 정착되면서 선원에서 차를 직접 재배하며 차가 공안에 여럿 들어오면서 다선일미의 전통이 세워졌을 거라고 이야기한다. 운문사 불원 방장스님은 다선일미의 정신이 무엇이냐고 묻는 순례자의 말에 '농선병행'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수많은 어록에 차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잘 알려진 대표적인 이야기는 [조주어록]에 보이는 '차나 한잔 마시게' 공안(p. 294 참조)이다.
조주선사가 열반할 당시 이십대의 청년이었던 운문선사의 [운문록]에는 선사가 직접 차를 따는 장면이 나온다. 역시 차와 관련한 공안이 여럿 나온다.
운문선사가 학인에게 물었다.
'어디 갔다 오느냐.'
'차를 따고 옵니다.'
'달마는 몇 개나 땄느냐.'

선禪 생활 속에 들어오다
선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선의 요체는 자신이 본래 부처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자기의 본성을 깨닫는 길이 반드시 세속을 벗어나 있는 것이 아니라는데 또한 선의 요체가 있다.
'평상심平常心이 도道'라는 말은 그 철학의 핵심을 담고 있다. 농사짓고 차를 마시는 것도 도가 되듯이 선이 일상을 떠나 있지 않다는 생활선은 마조도일 이래로 조주를 통해 크게 확장되며 운문의 '날마다 좋은 날이다日日是好日' 란 말과 더불어 중국선의 대중화와 일상화를 이끌어온 2대 슬로건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중국불교를 중흥하고 조주선사의 후신이라고 하는 허운대사를 시봉했던 4조사 방장 정혜스님이 순례자들에게 써준 '平常心是道 日日是好日'의 휘호는 이를 잘 말해준다. 봉암사 선원장 정광스님은 이 책의 말미에 권선문에서 일상생활을 떠난 간화선은 허망하여 토끼 뿔이나 거북의 털 같다고 하면서 일상의 마음을 돌이켜 보는 것이 선수행이라고 말한다.

우리 구법승을 찾아 신심을 다지다
한편, 저자는 중국 선기행의 여정 속에서 우리 구법승들을 찾아 자신의 신심을 다진다. 중국에서 이름을 떨쳤던 원측, 홍인과 더불어 사조 도신의 4대 제자였던 법랑, 오조 홍인의 10대 제자였던 지덕과 구산선문의 개산조인 도의, 홍척, 혜철 등 우리 고승들의 이야기를 중국 선사들의 이야기 속에서 함께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 중에는 마조가 신라의 왕자 출신인 무상의 법을 이었다는 규봉 종밀의 주장을 소개한 것이 눈에 띈다. 선문구산의 개산조 9명 중 7명이 마조 문하였던 것을 보면 개연성은 충분하지 않을까.

국내 최초로 육조 혜능대사의 유품 세 점을 소개하다
이 여정의 클라이맥스는 광둥 취장현 남화선사에서 육조 혜능의 진신상을 보는 것이다. 이 진신상은 육조 열반 이후 실제 몸과 옷에 옻을 칠해서 봉안한 것으로 자세히 보면 살갗의 모공과 혈관이 보인다. 1970년대 문화혁명 시에 홍위병들이 혹세무민한다고 하여 칼로 내리쳤는데 뼈가 드러나자 숙연히 물러났다는 얘기가 구전되고 있다. 진신상은 단지 신비를 넘어 진리에 대한 확신과 환희심을 주기에 충분하다.

책은 국내에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혜능이 방아를 찧을 때 허리에 맸던 추요석, 혜능대사가 측천무후에게 받은 금이 박힌 옥염주, 혜능이 신었던 버선 등의 유품을 사진으로 찍어와 소개한다.
(/pp. 259~259)

특히 저자는 소림사 탑림에서 우리 고승으로 추정되는 원적圓寂 수좌首座 김무용金無用 스님의 탑을 최초로 발견하여 사진과 함께 그 내용을 알린다.
(/p.65)
 

추천사ㅣ온몸으로 살고 온몸으로 죽어라/ 작가 서문ㅣ여러분이 바로 조사이자 부처님입니다
중국 10대 선사 선종 사찰 약도/ 중국 선종 법계도와 구산선문 관계도

초조 달마
숭산이여, 달마대사는 어디 계신가/ 달마대사가 남천축에서온 까닭은/ 그대의 본래면목은 무엇인가/차 달이고 향 사르나이다
이조 혜가
네개의 우물이 인생을 얘기하는구나/ 혜가대사의 영혼을 적신 도반들/ 전생에 지은 허물을 이제야 벗는구나
삼조 승찬
승찬의 삼조사에서 해인사를 생각하다/ 삼조동에서 승찬대사의 <신심명>을 읽다/ 믿음은 하나로 시작
해서 하나로 나아가는 것
사조 도신
항하사 같은 공덕도 모두 마음자리에 있다네/ 처처의 인연을 따르니 걸림도 없고 장애도 없네/ 법랑선사시여, 참으로 거룩하나이다
오조 홍인
놓아버려라, 놓아버려라, 놓아버려라/ 깨달음으로 가는 통천 길을 걷다/ 선과 일상은 둘이 아닌 하나이다
육조 혜능
선도 생각하지 말고, 악도 생각하지 말라/ 바람이 움직이는가, 깃발이 움직이는가/ 침묵을 믿는다면 입에서 연꽃이 피리라/ 마침내 혜능대사 등신불을 참배하다
마조 도일
망아지 한 마리가 세상 사람들을 밟아 죽이리라/ 낮에는 일면불이 되고 밤에는 월면불이 된다네
운문 문언
부처란 마른 똥막대기다/ 날마다 좋은 날이다
조주 종심
평상의 마음이 도다/ 조주 차를 마시나니 차향이 사방으로 퍼지는구나/ 중생을 이롭게 하는 나귀나 말이 되라
임제 의현
한 방망이로 부처의 경계에 들다/ 부처도 죽이고 조사도 죽여라

권선문ㅣ간화선은 일상생활 중에 누구나 수행할 수 있다

 

내가 선禪의 매력에 빠져든 것은 아주 오래 전의 일이다. 대학생이 되어 불교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선을 접했던 것이다. 선은 전혀 새로운 역동적인 세계의 전개였고, 현재의 자리에서 번갯불처럼 영혼을 변화시켜버리는 고압전류 같은 느낌이었다.
'(달마)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 무엇입니까.'
'뜰 앞에 잣나무니라.'
질문의 자리에 답이 놓여 있고, 답의 자리에 질문이 놓여 있으니 난생 처음으로 대하는 언어도단이었던 것이다. 선입관이나 생각을 사정없이 절단해버리고 마는 도발적인 언어였으므로 시적으로도 더없이 신선했다. 청년시절부터 나는 선사들의 어록을 읽기 시작했다. 일본의 어느 철학자가 ‘일본이 물에 잠기더라도 <임제록> 한 권만 건지면 된다.’고 했던 언사가 과장이 아니란 것도 알게 됐다.
길은 눈앞에 있다고 했다. 초로의 나이를 넘어 선 어느 날 나는 선사들의 주석처를 걷고 있었다. 작년에 이어 올봄에도 나는 중국 10대 선사가 주석했던 선찰을 찾아 맑은 차를 올리고 향을 사르며 순례했던 것이다. 조계산 남화선사에서 친견한 혜능대사의 등신불은 지금도 가슴을 훈훈하게 한다. 온화한 대사의 얼굴에는 실핏줄이 보이는 듯했고, 입술은 살아 움직여 곧 사자후를 토할 것만 같았던 것이다.
(/작가 서문에서)

나는 또 심호흡을 해본다. 천 년 전 눈 내리는 날 혜가는 자신의 팔 하나를 잘라 달마대사에게 내보였다고 하는데, 도대체 이게 인간의 의지로 가능한 일일까. 혜가는 달마로부터 무엇을 확신하고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려 했던 것일까. 구도의지란 그토록 간절한 것이고, 진리란 그처럼 처절하게 얻어지는 것일까.
(/p.32)

‘도에 이르는 길은 많지만 요약하면 두 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첫째는 원리로 들어가는 방법이고, 둘째는 실천으로 들어가는 방법이다. 원리로 들어가는 방법은 경전을 통하여 진리를 체험하는 것이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는 본래의 마음이 있는데, 이것이 망상에 가리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그러므로 망상을 쉬고 본래의 마음으로 돌아가 벽을 향해 마음을 집중시키면 자신과 타인, 범인과 성인이 모두 같다는 것을 알게 된다.
(/p.49)

달마 동굴을 오르면서 몇 번이나 숭산의 산바람에 땀을 들였을까. 마침내 나는 달마 동굴 앞에서 합장을 한다. 동굴 입구의 작은 패방에 음각된 묵현처默玄處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침묵이 그윽한 곳’이라는 뜻이다. 이곳이 바로 내가 대학시절부터 그리워했던 달마가 머문 9년 면벽 동굴이요, 혜가가 팔을 자른 단비斷臂 현장이다. 초로의 나이마저 넘어선 지금 가만히 헤아려보니 35년 만에 나는 다시 달마와 혜가를 만나고 있다. 동굴 안의 크기는 두어 평쯤 될까 싶다. 그러나 ‘눈 속의 눈’으로 본다면 좁다고 할 수만은 없다. 달마와 혜가는 이 작은 동굴에서 광대무변한 우주와 같은 마음을 주고받았으니 말이다.
달마의 좌상 오른편 석벽에는 혜가의 잘린 팔이 통통하게 부조되어 있다. 팔에는 본래면목 本來面目이라는 네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갑자기 가슴이 울렁거리고 콧잔등이 찡해진다.
‘그대의 본래면목은 무엇인가.’
쉬운 말로 하자면 달마 동굴에 들어온 ‘그대는 누구인가’이다. 달마를 찾아온 내가 나를 묻지 않을 수 없는 뜨거운 순간이다.
(/p.52)

지극한 도란 ‘위없는 깨침’을 뜻하는 것이겠지만 나는 그 말이 너무 무거워 겁이 나기도 한다. 뭐라고 풀면 나 같은 근기의 사람들에게도 친근해질까. 나는 동굴 안 석향로 앞에서 합장한 뒤 도를 행복이란 단어로 바꾸어본다. 그제야 [신심명]의 심오한 뜻이 가슴에 와 닿는다. 지극한 행복은 취하고 버리는 마음만 없애면 되는데,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은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이다. 두 번째 문장도 도를 행복으로 바꾸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행복이 눈앞에 나타나길 바라거든 따름과 거슬림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세 번째 문장의 내용도 우리가 흔히 겪는 일이다. 시비에 휘말리어 탈출구를 찾지 못하면 누구라도 마음의 병에 걸리고 마니 말이다. (/p.110)
 

정찬주 [저]

1953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하고서 20년 넘게 교사와 출판편집자로 혹은 글을 쓰는 작가로 살아오던 그는 자연을 스승 삼아 진정한 ‘나’로 돌아가고자 저잣거리의 생활을 청산하고, 늘 마음속에 그리던 남도 산중에 집을 지어 들어앉았다. 산중에 있는 듯 없는 듯 무지렁이 농부처럼 잊혀 살면서 자연의 섭리를 좇아 살고자 하는 그의 바람은 솔바람으로 시비에 집착하는 귀를 씻어 불佛을 이룬다는 뜻의 ‘이불재耳佛齋’라는 집 이름에 담겨 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산은 산 물은 물] [하늘의 도] [다불] [만행] [대백제왕] [야반삼경에 촛불춤을 추어라] 산문집 [암자로 가는 길] [자기를 속이지 말라] [선방 가는 길] [돈황 가는 길] [나를 찾는 붓다 기행] [정찬주의 다인기행] 어른을 위한 동화[눈부처] 등이 있다.

송영방 [그림]

서울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국내외에서 수십 차례의 초대전과 개인전을 가졌으며, 국전 초대작가와 심사위원, 동국대학교 예술대학장을 역임했다. 현재 동국대 명예교수이다.

윤명숙 [사진]

경기도에서 태어나 상명여자대학에서 사진예술을 전공하고, 세 번의 개인전과 아홉 번의 그룹전을 했다. 월간 불광과 월간 판전에서 일하면서 20년 가까이 불교 사진을 찍는 한편 바다 풍경 촬영에 몰두해왔다. 저서로는 [INTRODUCING SEOUL]과 [THE SEA]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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