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서적 2045..날 사랑하여요 (통방산 오두막소식) (정곡 저)
저자 : 정곡
출판사 : 종이거울
발행일 : 2012.02.10
페이지수/크기 : 272쪽 | A5 | ISBN-10 : 8990562384 | ISBN-13 : 9788990562388
[책소개]
정곡스님이 전하는 통방산 오두막 소식을 엮은 에세이집 『날 사랑하여요』. 양평 정곡사에서 통방불교참선학교를 열어 정진 중인 정곡스님의 잠언적 말씀들을 엮은 책이다. 사진과 글이 잘 어우러진 이 책은 맑고 편안한 상태에 이르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바라보는 마음과 사계의 변화를 일치시킬 것을 제안한다.
[출판사서평]
통방산의 사계 그리고 말씀
‘말씀’이라고 하면 스님이 손을 홰홰 저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스님이 툭툭 던지는 말이 어찌 말씀이 아니겠는가. 스님에게도 ‘밖으로 향하는 마음’이 있었는지, 그것을 붙잡아 ‘나에게로 귀의歸依’하려는 몸짓이 이 책이고 사진이고 글인 것이다.
그러나 진정
우주도
나 자신으로부터임을 잘 알았으면
더 좋겠습니다.
- 책머리에, 끝부분.
책은 모두 다섯 묶음으로 나눠졌다. 그 묶음은 자신을 바라보는 마음과 사계의 변화를 따른 것이다.
첫 번째는 ‘날 바라보기’. 욕심으로 똘똘 뭉친 문명사회의 일원인 나에게 죽비를 내려치시는 데, 그 무게가 솜털 같다. 부드러운 말 죽비다. 너무 조곤조곤 말씀하셔서 미처 깨닫지 못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 번 읽고 두 번 읽으면 스님의 죽비가 가슴을 친다.
스님은 자연에게서 마음 놓고 받으란다. 무엇을? 자연이 주는 은총을, 혜택을, 아름다움을. 그리고 느끼란다. 느꼈으면 그걸 혼자 감춰두지 말고 나누란다. 욕심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워내고 나누는 것. 그것이 첫 번째 묶음에서 스님이 주고 싶은 말이다. 받고, 느끼고, 나누는 것.
두 번째부터는 ‘봄에서 여름으로’, ‘여름에서 가을로’, ‘가을에서 겨울로’, ‘다시,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의 변화를 빗대, 봄과 여름의 생동하는 기운, 여름과 가을의 넉넉함, 가을과 겨울의 포근함, 그리고 다시 생명이 꿈틀대는 겨울과 봄을 빌려 화두를 던지신다. 인간의 욕심을 내려놓고 자연에 가장 가까이 가자는 것.
봄의 이끼, 진달래, 복수초, 개구리, 봄의 시냇물 소리, 봄볕, 민들레, 창포, 구름, 연꽃, 가을볕, 거미, 한련화, 은행나무, 가을걷이, 산수유, 눈길, 겨울해, 손님, 장작…
스님이 느끼고, 스님에게 보이는 모든 봄은 예사롭지 않다. 여름은 싱그러우며, 가을은 넉넉하다. 겨울에 잉태된 봄은 다시 시작이다. 그것들에서 부처님의 자비를 느끼고, 인간의 나약함을 깨달으며, 자연의 위대함을 배운다.
사진과 글이 잘 어우러진 이 책은 그러나 책이 아니다. 자연이다. 스님의 렌즈를 통해 스님이 느낀 자연을 바라보노라면, 속삭임이 들린다. 속삭임은 자연의 속삭임이다. 스님이 그 속삭임을 인간의 언어로 바꿔놓았을 뿐이다. 그러나 스님의 하늘을, 스님의 냇물을, 스님의 꽃을, 스님의 장작불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언어는 다시 자연의 음성이 된다.
스님은 자연만 예찬하는가? 절 마당 물푸레나무 아래에 구멍가게나 해변가 파라솔 아래 있을 법한 싸구려 파란의자 두 개가 놓였단다. 다음 날은 산그늘 지는 도라지 옆에 놓였더란다. 함께 사는 스님에게 왜 의자를 자꾸 옮기느냐 물으니, 잠시라도 쉬어갈 분이 가장 멋진 자리에서 쉬었으면 좋겠단다. 정곡스님은 이런 스님과 사니 참 좋단다.(pp182~183)
핏빛 같은 접시꽃이 핀 집 앞을 지나다가, 집주인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건네니 “우리 아들이 차에 치어/어제 재로 뿌렸어/시님은 그냥 그렇게만 알어.” 하고 뒤돌아서버린다. 스님은 먹먹해져 말을 잃는다. 천하의 스님도 위로할 말이 없다. (p158)
참 맑고 편안하며 위로가 되는 책이다.
[목차]
[저자소개]
저자 정곡스님은 마곡사로 출가하여 수덕사에서 혜가스님을 은사로 득도, 범어사에서 자운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은 스님은 1979년 천장암에서 경허스님의 참선곡으로 발심하여 송광사의 수선사 동안거를 시작으로 제방 선원에서 안거하였다. 1984년 봉암사에서 용맹정진결사 수행 후 서암西庵 큰스님으로부터 ‘망명亡名’이라는 당호를 받았다. 이후 운수행각으로 수행정진하다 ‘마음 하나 쉬어 모두를 품을 수 있는 수행자’가 되고자 ‘정곡正谷’이라고 아호雅號를 정하여, 2006년 경기도 양평의 통방산 자락에 수행처의 이름도 정곡사正谷寺라 짓고 터를 다지던 중, 2010년 종달宗達노사님의 제자이신 법경法鏡법사님으로부터『무문관無門關』과『벽암록碧巖錄』에 있는 공안 점검을 모두 마치고, ‘통방通方’이라는 선사호禪師號를 받았다. 현재 양평 정곡사에서 <통방불교참선학교>를 열고 신심 있는 불자들과 정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