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서적 070..삼국유사의 종합적 해석(상)

저자 : 이범교

출판사 : 민족사

발행일 : 2005. 2. 22

페이지수 : 544페이지

『삼국유사』가 국보에 속하는 귀중한 사서라는 말만 믿고 아무런 사전 준비 없이 읽는다면 대부분 실망할 뿐만 아니라 몇 쪽 읽지도 않고 책을 덮어버린다. 물론 내용도 어렵지만 어린 학생도 웃어버릴 허무맹랑한 소리를 비빔밥·잡탕식으로 엮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세히 분석해 보면 허무맹랑한 귀신이야기는 거룩하고 성스러운 우리 조상들의 삶을 은유와 상징으로 표현한 것이며 잡탕식 편집인 듯이 보이는 것은 일연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행간에 숨겼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연과 교감하며 살았던 일연의 시대에는 상징과 함축은 이해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합리주의에 젖은 현대인은 원문 번역 자체만으로 그 의미 전체를 알기는 참으로 어렵다. 시판되고 있는 대부분의『삼국유사』역주본은 원문 번역에 충실하여 그 나름대로의 역할을 다하였으나 항상 무언인가 결핍감을 느끼게 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전체의 구성과 각 편의 체제를 분석하였다.『삼국유사』9개의 편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짜여져 있는가의 분석이다. 이를 통해 일연선사의 의도 즉 불국토구현(佛國土具現)이라는『삼국유사』의 주제가 선명하게 나타나도록 했다. 또한『삼국유사』의 최소 단위인 138개의 조목 중에서 중층의 상징으로 구성된 44개의 조목은 그 구성과 의미를 분석하여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했다.
『삼국유사』에는 그리스·로마신화에 뒤지지 않는 주옥 같은 신화와 설화가 실려 있다. 단군신화·주몽신화·혁거세신화 등을 비롯하여 연오랑과 세오녀·도화녀와 비형랑·처용랑·무왕설화 등 수많은 신화와 설화는 우리들의 무의식에 묻혀 있는 원형을 표현한 것이다. 원형이라는 것은 인간성의 모든 면을 에워싸고 대립하는 힘들을 버리고 하나의 통일체를 만들고 실현하려는 결정체이다. 이 책에서의 설화 해석은 대립을 극복하고 통합체로 갈 수 있는 상징의 원형을 찾는 데 중점을 두었다.
『삼국유사』에는 현재 우리들이 사용하는 태백산·서울·아기 등에 대한 고어가 나온다. 이 책에서는 174개에 이르는 고어에 대해 그 어원과 의미를 제시했다. 또한『삼국유사』에 수록된 14개의 향가에 대해서도 학자별로 해석 내용을 기록하여 서로 비교할 수 있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향가 전체와 용어 하나하나에 대해서도 충실하게 의미를 설명했다.
이렇게 체제와 의미를 분석하고 어원을 제시한 것은 역자의 독단적인 견해가 아니다.『삼국유사』에 관련된 논문 2000여 편과 수많은 단행본을 종합하여 해석하거나 저명한 학자들의 의견 중심으로 편집해서 역자의 주관적 판단을 최소화했다.
『삼국유사』에 수록된 역사·신화·설화·佛事 등은 기록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에 관련된 유물 유적이 현재까지도 남아 있다. 우리나라 전역 특히 경주지역에 산재한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의 궁터·사찰지·불상·탑파·城·鐘 등에 관한 유래는『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문화재 연구는『삼국유사』의 기록에 근거한다.『삼국유사』를 알지 못하면 문화재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삼국유사』에 등장하는 거의 대부분의 유물 유적에 대한 해설과 사진을 게재하여『삼국유사』기록과 역사현장을 연결하도록 하였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책을 펼쳤을 때 왼쪽 페이지 상단에는 원문 해석이 있고, 오른쪽 페이지 상단에는 원문과 어려운 한자풀이가 배치되어 있다. 하단은 역주 영역으로 의미·어원과 사진·그림·도표가 있어 독자들이 읽기에 편리하도록 하였다. 특히 역주는 일목요연하게 나타내기 위하여 도표 219개와 그림·지도 143개로 정리했다. 이는 ...역자가 박물관에 근무하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풍부한 자 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범교 [저]

경북 봉화에서 출생하여 경동고 및 한양대학교 졸업. (현)경주박물관회 부회장 및 신라문화원 전문위원. 경주박물관회『삼국유사』 강독회와 유적답사 활동. <삼국유사의 종합적 해석> 등의 저서가 있음.